INSIGHT

내몸에 ‘착붙’
모바일 디바이스도 입는 시대

2025.07.09

기술은 점차 작고, 가벼워지는 혁신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제는 디바이스가 ‘입혀지는’ 시대입니다. 모바일 기기 역시 손에 쥐는 것을 넘어, 의류나 액세서리처럼 ‘몸에 착용하는’ 기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주변 기기에 국한되었던 기술이 몸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 것이죠.

최근 등장한 제품을 살펴보면 이런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얼리어답터는 물론 변화에 느린 이들의 시선마저 머무르게 만드는 모바일 디바이스 3선, 바로 살펴보겠습니다.

💍 액세서리로 즐기는 슬립테크 '스마트 링'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면 장애는 일상입니다. 특별한 노력 없이도 꿀잠 자는 것이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 어려워졌죠. 수면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첨단 기술로 수면을 돕는 슬립테크 시장도 급부상했는데요. 수면 데이터 측정에 주로 사용되던 워치 형태 기기의 대안으로 ‘스마트 링’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OURA ‘Oura Ring’

스마트 링 ‘Oura Ring’을 착용한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에서 건강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오우라의 ‘Oura Ring’ (출처)

핀란드의 오우라(OURA)는 스마트 링 시장의 대표 주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에 ‘Oura Ring’(이하 오우라 링)을 출시한 이후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죠. 이 제품은 심박수, 호흡수, 체온 변화, 혈중 산소 농도 등 20가지 이상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데요. 이를 통해 개개인의 수면 패턴은 물론 수면 무호흡증 같은 증상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수면 외의 건강 관리 기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체온과 심박수 변화를 모니터링해 질병을 미리 감지하거나 심혈관 나이를 살펴볼 수도 있죠. 특히 스트레스 수치를 분석하고 휴식이 필요한 때를 알려주는 ‘Readiness’ 기능이 인상적입니다.

티타늄 프레임으로 견고함을 갖췄고, 배터리도 최대 8일간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입니다. 다만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며 월간·연간 구독 형태의 유료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모든 배터리 성능은 Oura Ring 크기, Oura 앱 설정, 기능 구성, 활동, 배터리 수명, 사용 빈도 및 기타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제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과 충전 주기는 사용 및 설정에 따라 다릅니다. 배터리 테스트는 다양한 크기와 환경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삼성 ‘Galaxy Ring’

삼성 갤럭시 링을 착용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수면 패턴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 (출처)

국내엔 ‘Galaxy Ring’(이하 갤럭시 링)이 있습니다. 작년 7월 출시된 삼성의 첫 스마트 링으로, 심박수 센서, 체온 감지 센서, 가속도 센서를 내장해 24시간 생체 신호를 수집·분석합니다. 수면이나 전날 활동, 심박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오늘의 컨디션 점수도 알려주죠.

수면의 경우, 삼성 헬스와 연동되어 수면 사이클이나 수면 중 심박 추이, 코골이 시간 등을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용한 수면 코칭도 제공합니다.

프레임은 오우라 링과 마찬가지로 티타늄 소재입니다. 최대 7일의 배터리 지속시간, 100m 수심까지 견디는 방수 기능도 눈에 띄는데요. 일상생활에서의 착용감과 내구성을 고려한 설계로 보입니다.

*스마트 링 데이터는 의학적 상태나 질병 감지, 진단, 치료에 사용할 수 없으며, 의학적 조언으로 취급하면 안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Oura Ring과 Galaxy Ring의 주요 기능, 배터리, 특징을 비교한 표

👩‍💻 모니터를 벗어나 공간으로 ‘XR 헤드셋’

영화 <아이언맨> 속 토니 스타크가 허공을 모니터처럼 다루며 AI와 소통하는 장면, 기억하시나요? 이는 물리적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공간 컴퓨팅’과, 제스처·음성 등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NUI(Natural User Interface) 기술의 예인데요. 한때 공상으로 여겨졌던 이 기술은 최근 XR* 헤드셋의 등장과 함께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아직 영화처럼 맨몸으로 구현되진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술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XR: 가상 세계를 경험하는 가상현실(VR), 현실에 디지털 요소를 접목한 증강현실(AR),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되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기술

Apple ‘Vision Pro’

애플 비전 프로 헤드셋을 착용한 인물이 측면에서 보이는 모습

애플의 ‘Vision Pro’(출처)

‘Vision Pro’(이하 비전 프로)는 작년 2월 미국에서 출시된 Apple의 공간 컴퓨팅 디바이스입니다. 특수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에 얼굴 형태에 맞춰 자연스럽게 구부러지는 라이트실이 붙어있는데요. 여기에 맞춤 제작 렌즈도 부착할 수 있어 사용자의 얼굴형이나 시력에 맞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 Vision Pro를 통해 축구 경기 멀티뷰 기능으로 여러 화면을 동시에 시청하는 인터페이스

애플 ‘Vision Pro’ 멀티뷰 기능 (출처)

생김새는 VR 기기처럼 생겼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차원이 다른 별세계가 펼쳐집니다. 눈앞의 공간 전체를 거대한 컴퓨터 모니터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맥(Mac) 화면을 비전 프로 안으로 가져와 공중에 띄워놓고 작업할 수 있고, 매직 키보드 같은 액세서리와도 자연스럽게 연동됩니다. 비디오나 사진도 3D로 입체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데요. 비주얼 요소 기반 업무를 수행하거나 스포츠 경기 같은 역동적인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듯합니다.

삼성&Google&Qualcomm ‘Project Moohan’(프로젝트 무한)

삼성·구글·퀄컴이 협업한 XR 헤드셋 ‘Project Moohan’의 제품 렌더링 이미지

삼성&Google&Qualcomm의 ‘Project Moohan’ (출처)

‘Prohect Moohan’(이하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과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XR 헤드셋으로, 국내엔 올해 10월 출시 예정입니다. 비전 프로와 마찬가지로 눈앞의 공간을 컴퓨터 화면처럼 사용하며, 지메일, 유튜브 등 구글의 주요 서비스를 입체감 있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글 Gemini와 연동되어 정보 검색이나 동영상 시청, 일정 관리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프로젝트 무한에는 삼성·구글·퀄컴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즉 XR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XR 헤드셋이 더욱 매끄럽게 연동되고, 사용자 경험의 연속성도 확보할 수 있죠.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XR이 누구나 콘텐츠·앱을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앞으로는 스마트폰 앱 뿐만 아니라 XR 콘텐츠도 개발하는 시대가 찾아오겠습니다.

Apple의 Vision Pro와 삼성·구글·퀄컴의 Project Moohan의 제조사, 출시일, 주요 기능, 연동 기기, 조작 방식을 비교한 표

✨ 어쩌면 가장 스타일리시한 기술 '스마트 글라스'

스마트 글라스라고 하면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투박한 디자인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패션 감각과 첨단 기술을 모두 잡은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비전 프로나 프로젝트 무한 같은 고차원적인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가격대가 3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해 부담 없이 스마트한 일상을 즐길 수 있죠.

Meta&Ray-Ban ‘Ray-Ban Meta’

Meta와 Ray-Ban이 협업해 제작한 스마트 선글라스 ‘Ray-Ban Meta’를 착용한 인물의 클로즈업

Meta와 Ray Ban이 협업해 출시한 ‘Ray-Ban Meta’ (출처)

대표적인 스마트 글라스로는 메타가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손잡고 출시한 ‘Ray-Ban Meta’(이하 레이밴 메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 없는 디자인입니다. 클래식·레트로 스타일의 레이벤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메타의 음성인식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결과죠.

레이밴 메타는 음성·영상통화와 메시지 전송, 음악 감상, 사진 촬영, 실시간 SNS 공유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메타 AI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실내와 밖을 오갈 때 자동으로 색상이 변하는 렌즈를 탑재했고, 사용자 시력에 맞는 맞춤 렌즈도 사용 가능합니다.

Meta와 Oakley가 협업한 스마트 글라스 ‘Oakley Meta’를 착용한 인물이 야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Meta와 Oakley가 협업해 출시 예정인 ‘Oakley Meta’ (출처)

한편, 메타는 스포츠 브랜드 오클리(Oakley)와도 협업해 운동용 스마트 글라스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기존 레이밴 메타 스펙에서 3K 해상도 동영상 녹화 기능과 방수 기능을 추가했고, 야외 스포츠 활동 시에도 시야 확보가 용이하도록 렌즈를 개선했죠. 또한 'Hypernova’(하이퍼노바)라는 코드명의 제품도 개발 중인데, 스마트폰 없이도 앱 실행이나 사진 확인이 가능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Solos ‘AirGo’

스포츠형 선글라스와 일반 안경형으로 착용 가능한 Solos의 교체형 스마트 글라스 AirGo Vision을 각각 착용한 남성과 여성

프레임 교체가 가능한 Solos의 AirGo Vision (출처)

스마트 글라스를 논하면서 솔로스의 ‘AirGo’(이하 에어고)를 빼놓을 수 있을까요?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 글라스로, 전면 프레임을 교체할 수 있어 일상용 안경과 스포츠용 선글라스 중에서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3세대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AirGo Vision'(에어고 비전)을 출시했는데요. GPT-4o와 Gemini, Claude 등 다양한 AI와 연동해 실시간 통역, 온라인 검색, 내비게이션, 통화·메시지 응답, 일정 관리 등 폭넓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AI가 시야를 인식하며 실시간 소통하는 ‘SolosChat’(솔로스 챗)도 주목할 만한 기능입니다.

Ray-Ban Meta와 AirGo 스마트 안경의 주요 기능, AI 연동, 특징을 비교한 표

모바일 디바이스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몸과 감각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점점 작아지고 몸에 밀착되는 형태로 진화하면서, 사용자 경험도 더욱 개인화되고 있죠. 몸에 밀착된 디바이스와 AI가 맞물리며,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경험이 가능해질거라 기대되는데요. 손에 쥐는 기술에서 온몸으로 감각하는 기술로 진화한 모바일 디바이스. 또 어떤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