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
INSIGHT
지금 이 순간을 사진으로,
일상을 기억하는 방식
2025.07.09
일상을 담는 새로운 방식, 사진
요즘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전화나 메시지뿐 아니라, 그 속엔 수많은 사진이 쌓여갑니다. 예전엔 사진이란 특별한 순간인 가족 여행이나 졸업식 등을 남기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 그 자체가 기록의 대상입니다. 걷다가 마주친 노을, 무심코 마신 커피 한 잔, 창밖으로 흐르는 비처럼 사소한 순간이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을 듭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나를 표현하고 내 시간을 기억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사진첩을 넘기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클라우드와 SNS 피드 속에서 기억을 소비합니다. ‘찍는 행위’ 자체가 일상의 루틴이 되었고 그 안에서 감정과 취향이 드러나죠.
저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2월, 팬데믹으로 인해 제가 하던 일이 멈췄고, 막막한 시기 속에서 우연히 인스타그램 속 사진을 보다 마음이 끌렸습니다. 부드럽고 편안한 사진들을 보고 ‘나도 한번 찍어볼까?’ 하는 마음이 우연한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지만, 찍고 또 찍다 보니 어느새 사진은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스마트폰은 제 감정을 담는 가장 익숙한 도구가 되었고, 기록이 곧 삶이 되는 경험을 해오고 있습니다.
일상을 감각 있게 만드는 촬영
누구나 손에 스마트폰을 쥐는 시대. 그런데 왜 다 똑같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데도 사진에는 차이가 날까요? 그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찍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게 중요할까요? 바로 ‘빛’입니다.
🌤️ 빛 하나로 바뀌는 사진
카메라를 보통 ‘빛으로 내는 그림’이라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사진은 단순하게 보면 2차원입니다. 2차원이기 때문에 영상보다는 살짝 밋밋한 느낌이 많이 납니다. 하지만 만약에 빛을 받으면 어떨까요?
아이폰 16 pro를 이용해 촬영한 원본 사진
왼쪽 사진은 흐린 날, 오른쪽 사진은 빛이 들어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건물과 벚꽃나무의 느낌이 어떠신가요? 빛을 받을 때 뭔가 3차원적인 느낌이 나지 않나요. 빛을 받은 피사체는 안 받을 때와 비교해 화사함은 물론이고 입체감 차이가 크게 납니다. 정말 중요해요.
그러면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빛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실 빛이 없을 때 사진을 찍는다는 건, 마치 “물을 끓여야 하는데 불 없이 어떻게 끓일까요?”와 비슷한 말입니다. 그만큼 빛이 정말 중요하다는 건데요. 빛이 없으면? 누가 강제로 여기를 찍으라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데를 가거나 빛이 좋은 날에 다시 찍으면 됩니다.
우리가 보통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는 광고 사진들을 보면 사실은 대부분 자연광이 충분한 날에 찍거나 자연광이 없으면 조명을 이용해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왼쪽에서 조명을 비춘 뒤, 아이폰 14 Pro로 촬영한 원본 사진
💡 분위기를 살리는 빛 조절
그럼 빛을 포착한 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빛의 조절입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시대가 되면서, 어떻게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느냐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죠. 그중에서도 평범한 물가조차 반짝이는 윤슬 사진이 많이 보이는데, 오늘은 그 촬영 방법을 예시로 소개해 보려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와 다르게 노출을 자동으로 잡아주는데 보통은 많이 밝게 잡아주는 편입니다. 그래서 특히 윤슬 사진을 찍을 때, 빛이 과하게 번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번지는 느낌을 방지하고 선명하게 비치는 느낌이 들게 하려면 초점을 잡고 밝기를 조절하면 좋아요.
화면을 터치하면 나타나는 태양 아이콘으로 밝기를 직접 조절
초점 같은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화면을 터치하면 영역이 잡히면서 태양 모양 아이콘이 생깁니다. 이 아이콘을 아이폰에서는 위아래로, 갤럭시는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밝기를 직접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빛이 번진다는 느낌을 빼는 방식으로 10%에서 15% 정도 낮춰 찍으면, 좀 더 깔끔한 느낌의 윤슬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전체적으로 눈부심이 줄고, 윤슬이 더 부드럽게 표현된 느낌이 들지 않나요? 만약 사진이 지나치게 밝게 느껴진다면, 태양 모양 아이콘을 움직여 밝기를 살짝 낮춰보세요.
🤳🏻 사진 구도의 힘
사진에서 구도만으로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생각보다 자주 놓치게 됩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필름 한 장 한 장이 소중해 신중히 구도를 잡았지만, 스마트폰은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있다 보니 사진 촬영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도 있죠. 하지만 아무리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프레임을 잡느냐에 따라 사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집니다.
윤슬 사진을 예로 들자면 구도 팁은 아주 사소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 사소해서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그건 바로 수평입니다.
수평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진 윤슬 사진
두 사진의 차이를 보실까요. 하나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바다 선을 기준으로 수평이 맞아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개인적으로 첫 번째 사진은 매우 불안정한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일상에서 한번 예를 들면, 조금 예민하신 분 중에는 삐뚤어진 걸 잘 못 참고, 청소하실 때도 각 똑바로 잡고 간격 똑바로 맞추고, 이런 거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 분들이 있는데요. 사진도 비슷합니다. 이걸 보는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수평입니다. 특히 바다에서 윤슬 찍는 구도를 잡을 때 바다 선을 기준으로 수평이 맞는지 신경 써서 촬영을 해보세요. 작지만 아주 중요한 차이가 사진의 전체 분위기를 달라지게 만듭니다.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보정
📱 보정도 모바일 앱으로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데서 끝나지 않고, 보정까지 모두 모바일 환경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컴퓨터로 포토샵을 켜고 복잡한 작업을 하지 않아도, 이제는 앱 하나만으로도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는 시대죠.
저는 주로 모바일 라이트룸이라는 보정 프로그램을 씁니다. 간단하게 라이트룸에 대해 설명하자면 Adobe라는 회사에서 만든 색 보정 전문 프로그램입니다. 다들 포토샵 아시죠? 포토샵을 만든 회사와 같은 회사입니다. 그만큼 디자인, 색 보정 쪽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사용자도 많고 최적화가 잘돼있다고 생각하는 앱입니다. 특히 좋은 점은 기본적인 기능은 전부 무료로 쓸 수 있어서 사용하기에 정말 좋은 앱이 아닐까 하네요.
✨ 반짝반짝 찬란한 느낌의 윤슬 보정
채도 조절로 더 또렷해진 윤슬 표현
기본 스마트폰 카메라 앱에서도 보정은 가능하지만, 모바일 라이트룸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원하는 색상만을 선택해 부분적으로 보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사진 같은 경우는 파란색만 있어서 그냥 채도를 올려도 되지만, 만약 여러 색깔이 껴있을 경우 채도를 올리다 보면 내가 원하지 않는 부분까지 색깔이 진하게 돼서 불편한데요.
라이트룸 앱으로 색상 보정하는 과정
이럴 땐 모바일 라이트룸 앱을 켜서 색상 혼합 기능을 활용하면, 원하는 색상만 골라 보다 정밀하게 보정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불러온 후 편집 → 색상 → 색상 혼합으로 들어가면, 사진처럼 8가지의 원이 있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8가지 원이 뭐냐면 내가 원하는 색깔만 따로 조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초록색 나무 색깔을 조절하고 싶다면 초록색 원을 누른 후 조절하면 되고, 바다 색깔을 조절하고 싶다면 파란색 원을 누른 후 조절하면 파란색이 바뀝니다. 여기서 채도는 색깔의 강도를 결정 그리고 휘도는 색깔의 밝기, 색조는 색깔을 완전히 바꾼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부족한 색깔은 채도로 채우고, 만약 좀 더 바다를 찬란하게 만들고 싶다 하면 휘도를 살짝 올려서 파란색을 밝게 합니다. 그다음 색조는 -로 가면 민트색 쪽으로, +로 가면 보라색 쪽으로 색깔이 변하는데요. 저는 보통 살짝 보라색 느낌이 나는 바다를 좋아하는 편이라 색조를 +방향으로 살짝 조정해 주는 편입니다.
하루 중 특별하지 않아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작은 팁들이 그런 순간들을 조금 더 아름답게 담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몽글몽글한 구름, 차분하게 비 오는 날, 무심코 마신 커피처럼 문득 마음이 머무는 순간이 있다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 조용히 그 장면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