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만나보세요
당신의 디지털 MBTI

2025.07.31

요즘은 처음 만난 사람과 MBTI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합니다. 나를 단 몇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는 건 꽤나 편리하고, 가끔은 유쾌하기까지 하죠. 그런데 내가 굳이 말하지 않는 성격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검색하고, 클릭하고, 듣고 넘긴 그 흔적들이 말해주는 ‘나’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나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하고 있는 공간은 현실이 아니라 인터넷일지 모릅니다.

🤔 디지털 흔적이 만든 페르소나

하루의 시작과 끝이 모바일과 인터넷인 시대, 그만큼 우리는 수많은 디지털 흔적을 남기며 살아갑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검색하거나 클릭했는지, 어떤 콘텐츠에서 오래 머무르고 무심코 저장하는지. 이러한 디지털 흔적은 모두 성격의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런 디지털 흔적을 통해 진짜 성격을 추정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25년 3월 arXiv에 공개된 연구를 한번 볼까요. MBTI를 알고 있는 1,602명의 사용자들의 텔레그램 채팅 데이터 13만 8,666건을 모았습니다. 채팅 데이터를 AI로 분석했더니, 사용자들의 진짜 MBTI를 86% 정확도로 추정해냈습니다. 온라인에서만 쓰는 언어 선택, 문장의 리듬, 감정 표현 빈도 같은 데이터 뒤에 숨은 패턴을 AI가 읽어낸 겁니다.

하지만 일부는 내 진짜 MBTI와 디지털 속 MBTI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내향형(I)인 사람이 온라인에서는 외향형(E)가 되기도 하죠. 현실에서 말수가 적은 사람도 커뮤니티 게시판 글이나 댓글은 누구보다 열심히 쓰고, 말발 좋은 블로거가 되기도 하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나’와 온라인에서 실제 데이터로 증명되는 ‘나’가 같나요?

🤝 디지털 MBTI를 위한 질문

디지털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나, 그럼 한번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간단하게 4가지 질문으로 가늠할 수 있는 ‘디지털 MBTI 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명심하세요. 현실에서가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의 내가 기준이라는 것.

📱 Q1. 당신의 SNS 사용 습관은?

스토리는 일상 보고서. 하루 한 번은 꼭 업로드 / 커뮤니티 글에 반응 잘하고, 공유도 자주 함

🌐 E형: 네트워크 확장가

스토리, 댓글, 공유까지 SNS 안에서의 활동이 활발한 편입니다. 온라인에서도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며, 타인의 반응이나 연결에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이에요. 디지털 공간 속에서도 나를 드러내는 일에 거침이 없습니다.

올릴까 말까 30분 고민하다 안 올린다 / 댓글은 눈으로만 보고, 좋아요도 선택적

👀 I형: 피드 관찰자

SNS에서는 직접 나서기보다 조용히 눈팅하는 쪽에 익숙합니다. 좋아요를 눌러도 신중하게, 댓글을 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죠. 온라인에서도 타인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고, 나만의 생각을 깊이 정리하는 편입니다.

🔍 Q2. 당신의 검색 방식은?

‘서울 삼겹살 맛집 후기’, ‘갤럭시 Z폴드7 장점’처럼 구체적인 검색 / 후기, 별점, 실사용자 경험 중요

🧐 S형: 현실 기반 탐색러

무언가를 검색할 땐 언제나 구체적으로, 실용적인 정보를 우선시합니다. ‘리뷰는 몇 개나 달렸는지’, ‘별점은 어느 정도인지’, ‘실사용자는 뭐라고 했는지’가 결정의 기준이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교·분석하는 데 익숙하며, 디지털 공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정돈된 구조를 선호합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좋은 카페,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처럼 감성적 키워드 / 예상하지 못한 콘텐츠 발견이 즐거움

👻 N형: 영감형 알고리즘 유랑자

검색은 정보 수집보다는 영감 탐색에 가깝습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좋은 음악’, ‘비 오는 날 보고 싶은 영화’처럼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키워드에 더 끌리죠. 계획 없이 흘러다니다가도, 마음을 건드리는 콘텐츠 하나에 깊게 몰입하는 스타일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만남을 즐기며,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의외의 추천에서 인사이트를 얻곤 합니다.

🛒 Q3. 쇼핑할 때 더 가까운 행동은?

스펙 비교, 가격 필터, 리뷰 순위 따져보기 / ‘가성비’, ‘A/S’, ‘환불 가능’ 같은 키워드에 민감

⚖️ T형: 논리적 구매 설계자

무엇을 살지 결정할 때는 항상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스펙 비교, 가격 필터, 리뷰 분석은 기본이고, A/S 정책이나 반품 가능 여부까지 꼼꼼히 따지죠. 감정적인 충동보다 ‘합리적 근거’가 더 중요하며, 쇼핑도 하나의 설계 과정처럼 접근합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가성비 순위, 기능 비교, 사용자 데이터 기반 추천이 이들의 결정에 영향을 줍니다.

브랜드 이야기, 디자인 감성에 약함 / 왠지 느낌이 좋아서 클릭한 적 많음

💗 F형: 공감형 감성 소비자

물건을 고를 때 숫자보다 감정이 먼저 작동합니다. 브랜드의 스토리, 디자인이 주는 분위기, 제품에 담긴 감성 메시지가 구매를 이끄는 핵심이죠. “왠지 마음에 들어서”, “느낌이 좋아서”라는 말이 가장 솔직한 기준입니다. 제품이 단순한 물건을 넘어서 나의 감정이나 취향을 표현해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이거다’ 싶은 확신이 생깁니다.

🎵 Q4. 당신의 음악, 영상 플레이리스트는?

새벽감성 / 출근용 / 집중할 때 등 상황별로 구분 / 마음에 드는 건 좋아요 + 플레이리스트에 따로 저장

🗂️ J형: 정돈형 디지털 큐레이터

디지털 공간에서도 질서와 구조를 중시합니다. 음악이든 영상이든 ‘새벽 감성’, ‘집중할 때’, ‘운동용’처럼 목적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나누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는 빠짐없이 저장하고 정리해두는 편이죠. 알고리즘의 추천도 참고는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 기준에 맞는 정리된 구성입니다.

그냥 추천해주는 걸 듣고 보다 / 괜찮으면 저장, 아니면 패스

✨ P형: 즉흥형 탐색가

계획 없이 흘러가는 디지털 여정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콘텐츠를 따라가다 우연히 꽂히는 순간, 그게 진짜 발견이죠. 좋은 건 저장하고, 별로면 스킵. 정리보다는 그때그때의 기분과 흐름이 중요합니다. 재생목록도, 장바구니도, 검색 이력도 일관성보다는 즉흥성과 자유로움이 묻어납니다.

💡 MBTI별로 이뤄지는 알고리즘

사실 디지털 MBTI라는 개념이 개인에게는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이야기하는 ‘진짜’ 자기 MBTI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업들은 다릅니다. 사용자들의 행동 방식으로 대표되는 이 디지털 MBTI, 즉 디지털 성향 데이터가 요즘 같은 취향 소비 시대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꼭 필요하니까요.

스포티파이가 휴대폰에서 동작하고 있는 장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의 음악 감상 이력, 곡 선택 패턴, 재생 시간 등을 분석해 취향을 예측하는데요. 반복적으로 듣는 아티스트나 장르, 감상 시간대의 감정 태그까지 고려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있죠. 특히 연말에 공개되는 ‘Spotify Wrapped’는 한 해의 청취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주는데, 일종의 음악 전문 MBTI처럼 내 성향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새롭게 진화한 나만의 AI 개인비서 에이닷 3.0

한편,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도 디지털 성향을 읽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베타 출시된 브리핑 기능은 사용자의 일정, 시간대, 위치, 관심사 등을 종합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안하는 개인화 알림 기능인데요. 날씨, 뉴스, 콘텐츠 추천까지 일상 흐름에 맞춰 제공하며, 사용자의 반응과 피드백을 기억해 갈수록 더 똑똑해집니다. 말하자면, 내 습관과 성향을 먼저 읽고 움직이는 ‘디지털 비서’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존으로 쇼핑하는 모습

출처: amazon

아마존은 내 온라인 쇼핑 성향을 파악해 ‘곧 살 것 같은 타이밍’까지 예측합니다. 검색 이력, 장바구니 체류 시간, 반복 구매 주기, 상품 페이지에 머문 시간까지 분석해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살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계산하는 ‘예측 배송(Predictive Shipping)’ 시스템은 이미 업계에서 레퍼런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실의 나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더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디지털 흔적과 성향을 통해,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는 점점 더 나답게 맞춰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