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클래식에 힙(Hip)
한 스푼
2025.08.07
클래식(Classic)이 ‘힙(Hip)’할 수 있을까요? 클래식이 고전적이고 격식을 갖춘 분야를 이른다면 ‘힙’은 젊고 자유로운 감각을 반영하는 트렌드를 상징해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과거, 문턱이 높았던 클래식 음악 세계는 몇 년 새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와 유튜브, 틱톡 등을 타고 취향을 파고들었습니다. 클래식힙을 키운 디지털 기술과 젊은 세대가 클래식을 즐기는 법을 함께 들여다봅니다.
😎 클래식힙 즐기는 젊은 세대
클래식 음악을 향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날로 커가고 있습니다. 팬덤을 형성한 조성진, 임윤찬 등 젊은 피아노 연주가들의 공연은 객석 1천 석이 순식간에 매진되곤 하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세대답게 클래식 음악을 고상한 교양이나 촘촘한 격식보다는 즐거움을 누리는 하나의 방식으로 접근하는데요. 유튜브만 봐도 ‘비발디가 들려주는 클래식 힙합’ 등 변주와 재치가 돋보이는 영상이 다양합니다. ‘김종민 협주곡’ 등 KBS교향악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연출한 패러디 콘텐츠도 인기를 끌며 진입 장벽을 한층 낮췄습니다.
한편, 클래식 음악에 빠진 요인을 사회적 관점에서 추측하기도 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안정감과 힐링을 얻고자 고전으로 회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들은 생성형 AI를 익숙하게 쓰는 동시에 책을 찾아 읽고, 제철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며, 옛 공장을 개조한 카페나 노포에서 뉴트로 감성을 즐깁니다.
클래식 음악도 그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좋아하는 음악가나 악기, 주로 듣는 플레이리스트 같은 요소를 더해 자기만의 시간을 갖죠. 젊은 세대에게 클래식 음악 감상은 ‘있어 보이는 취미’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위로와 힘을 북돋우며 생각을 가다듬는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인 셈입니다.
📡 클래식힙 키운 디지털 서비스
기술적인 배경도 클래식힙의 성장에 한몫했습니다. 과거 클래식 음악이 소수의 취미에 머물렀던 이유는 걸맞은 환경을 갖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진수는 섬세한 선율, 연주자의 변화하는 표정과 감성을 오감으로 느끼는 것인데요. 그러려면 공연장에 가거나 오디오 시스템이 뛰어난 음악실은 필수였습니다.
국내 음원 플랫폼 ‘플로(FLO)’의 클래식 분야 리스트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완벽하지 않아도 클래식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고음질로 들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어폰 등 기기만큼 통신망 발전의 영향이 컸죠. ‘플로(FLO)’를 비롯한 여러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는 수만 개의 음악 파일과 공연 실황 영상을 초고속 무선 통신망을 이용해 손실 없이 고음질, 고화질로 전달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또 다른 매력은 알고리즘과 큐레이션인데요. 클래식힙을 즐기는 젊은 세대는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발견하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다채로운 기능을 활용해 취향과 지식을 넓혀갑니다.
🎼 이동 시간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만드는 앱
사람들은 언제 가장 많이 음악을 들을까요?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주로 청취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무심코 지나치는 출퇴근 거리, 무미건조한 시선이 닿았던 곳이 감성 어린 풍경으로 변하는 순간을 즐기는 것일 텐데요.
여러 플랫폼 중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작곡가, 작품, 지휘자, 연주자, 악장 등을 분야별로 정리해 플레이리스트나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게 일반 서비스와 차별화된 지점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클래식 음악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다지오(IDAGIO)’와 ‘애플 뮤직 클래식(Apple Music Classical)’이 꼽힙니다.
베를린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입지를 다진 이다지오는 작곡가, 작품, 지휘자,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등 세부 검색을 지원합니다. 또한 시대, 장르, 악기 등으로 큐레이션된 플레이리스트도 들을 수 있죠. 클래식 음악 입문자라면 실시간 라디오에서 장르별, 시대별로 취향을 탐색하는 걸 추천합니다.
애플 뮤직 클래식은 2021년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꼽히던 프라임포닉을 인수했고, 국내에는 2024년 1월 출시됐습니다. 메타 데이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무손실 고음질 스트리밍으로 연주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음원이나 공연 실황 동영상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클래식 음반 레이블 ‘낙소스(NAXOS)’는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낙소스 뮤직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데요. 낙소스에서 발행한 수많은 음반은 물론, 음악 해설과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화질 음원을 비롯해 공연 실황도 라이브로 즐길 수 있죠.
첨단 기술을 누구보다 잘 다루는 젊은 세대는 빠르고 바쁜 현대 사회에서 휴식과 안정만큼은 가장 근원적인 것에서 찾으려는 듯합니다. 감정을 달래고 감성을 채우며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젊은 세대는 거리낌 없이 클래식 음악에 손을 뻗고 있습니다. 가볍게는 영화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취향이 깊어질수록 좋아하는 음악가, 시대 장르, 악기 등을 기준으로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클래식힙은 고급스러운 취향을 자랑하거나 허영심으로 이루어진 트렌드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내면을 가꾸는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