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AI가 ESG를
만났을 때
2025.09.18
최근 비즈니스 환경에서 ‘ESG’와 ‘AI’는 빠질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되었고, 재무 성과를 넘어 사회와 환경을 위한 가치 창출이 곧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죠. 이런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AI)은 ESG 목표 달성을 돕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SG 실현의 조력자가 된 AI.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ESG와 함께 움직이게 될까요?
🤝 AI, ESG를 위한 환상의 파트너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복잡한 문제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데 강점을 지닌 기술입니다. 이러한 AI를 활용해 ESG 성과를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AI가 실제로 ESG 각 영역에서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 (Environmental)
보이지 않는 환경 리스크까지 감지하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 ‘Destination Earth’(출처)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는 ESG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 영역에서 AI는 위성 이미지, IoT 센서, 뉴스 기사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이 놓치기 쉬운 환경 리스크를 찾아내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디지털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공장의 탄소 배출량이나 수질 오염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환경 재해를 예방하고, 에너지 사용 패턴을 최적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도 활용되죠.
AI를 활용한 위험 예측과 대응 기술이 도시 환경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도입 예정인 싱크홀 예측 시스템, 국가하천의 홍수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AI CCTV 분석처럼, 재난이나 이상 징후를 AI가 선제적으로 감지해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Destination Earth’ 프로젝트처럼 AI와 IoT를 결합해 기후 위기와 재난 대응을 위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글로벌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 세계의 사물이나 환경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복제해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
글로벌 기업들도 에너지 효율을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공기처리 시스템에 AI 기반 습도 제어를 도입해 연간 17,000MWh의 에너지를 절감했고, 일본 통신사 KDDI는 노키아와 함께 AI로 트래픽을 예측해 비사용 시간대 기지국 전력을 자동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설비 가동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S (Social)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는 따뜻한 기술
SKT와 소셜벤처 투아트가 협력해 개발한 AI 기반 시각 보조 서비스 ‘설리번 플러스’ (출처)
AI는 기술적 효율성을 넘어,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는 데에도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화면 정보 음성 안내 서비스(설리번 플러스 등), 신체 제약이 있는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보조 기술은 이미 일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죠.
AI를 사회적 포용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for Accessibility’가 있습니다. 시각, 청각,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용자를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AI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 이동성, 일상 업무, 직업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시각장애인용 AI 설명 앱, 수어 자동 번역, 신체 움직임 인식 기술 등이 실제로 연구·개발되고 있으며 일부는 상용화 단계에 있습니다. 발음이 어려운 루게릭병(ALS) 환자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AI 도구를 개발하고 있는 구글의 ‘Project Euphonia’도 주목할 만하죠.
글로벌 차원에서는 AI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설계 단계부터 포용성을 고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2024년 미국 주도로 출범한 PGIAI(Partnership for Global Inclusivity on AI)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 IBM, 메타, 오픈AI 등 주요 테크 기업이 참여한 글로벌 협력체로, 접근성과 다양성을 반영한 AI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개발도상국에 AI 교육과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고,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존중하는 기술 설계를 통해 포용적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G (Governance)
기업 거버넌스를 더 투명하게
기업의 지속가능한 신뢰는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이 영역에서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부정행위를 조기에 탐지하며, 규제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디지털 감시자(Digital Watchdog)’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사 HSBC는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해 AML(자금세탁 방지)용 AI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머신러닝 기반 모델이 고객의 거래 패턴을 학습해 수상한 활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며, 기존 시스템 대비 2~4배 더 많은 의심 거래를 식별하면서도 거짓 경보율은 60% 줄이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기업의 ESG 경영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AI 솔루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SAP와 PwC는 ESG 데이터의 수집, 보고,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을 통해, 기업 내부의 지속가능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시스템은 경영진이 더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고 규제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죠.
💡 미래 세대, AI로 사회 문제 해결의 답을 찾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의미 있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5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사회적 가치 축제 ‘SOVAC(Social Value Connect) 2025’에서는 AI 기술과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려는 청년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SK텔레콤이 운영한 ‘FLY AI X SOVAC Challenger’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가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12개 팀, 66명의 참가자들은 사회적 기업이 제안한 과제를 포함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AI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 즉 ‘선한 영향력’을 위한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술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전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들 솔루션을 찾고 싶었습니다.”
송승호 교육생 (패기 2팀, ‘5070을 위한 여행 동반자 매칭 및 기획 서비스’ 프로젝트)
🎉 세상을 밝히는 AI 아이디어 수상작
기수마다 다양한 문제를 AI 아이디어로 풀어온 FLY AI Challenger
대상
FEELINK
필링크 팀은 시각장애인이 그래픽 중심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겪는 정보 접근성의 한계에 주목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필링크’는 두 번 탭 하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AI가 현재 화면의 시각 정보를 분석해 음성으로 설명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상품 정보, 메뉴, 버튼 등 텍스트가 없는 시각적 요소까지 소리로 변환하여 모바일 환경에서의 정보 격차를 해소합니다.
최우수상
Hover AI
Hover AI를 개발한 A-Eye 팀은 시각장애인 유튜버 및 합창단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터치스크린 기반 가전제품 사용의 어려움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호버 AI’는 손가락을 버튼 가까이 가져가면 AI가 해당 버튼의 기능을 미리 음성으로 안내하는 솔루션입니다. 실시간 객체 탐지 기술(YOLO)과 광학 문자 인식(OCR) 기술을 결합하여, 시각장애인이 오작동에 대한 불안 없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우수상
토닥토닥 & 들여다밭
‘토닥토닥(TodakTodoc)’은 부모가 작성한 육아일기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아동의 발달 지연 가능성을 조기에 경고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통해 부모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전문가의 조기 개입을 유도합니다. VIGIL 팀이 개발한 ‘들여다밭’은 농지를 위한 통합 관리 플랫폼입니다. 주간에는 위성 및 센서 데이터로 토양 상태를 분석하고, 야간에는 AI CCTV가 유해 조수나 무단 침입을 감시하여 농업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 기술은 사람을 향할 때 가장 빛난다
AI와 ESG의 만남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위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가?”
기술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그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쓰일지는 결국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SOVAC에서 만난 청년들처럼, 사회 문제에 공감하고 사람을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면, AI는 ESG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앞당기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