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이 시안, AI로 만든 건가요?”
AI시대 디자이너의 진화
2025.12.02
“이 시안, AI로 만든 건가요?”
최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놀라운 건, 이 질문이 더 이상 ‘비난’이 아니라는 거예요. 오히려 ‘어떤 AI 툴을 썼어요?’라는 호기심 어린 후속 질문이 따라오죠. 불과 2~3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입니다.
2024년 ‘어도비(Adobe)’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8개국 2,500명 이상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무려 83%가 이미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해요. 66%는 AI 도구로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답했고, 62%는 AI로 작업 시간을 약 20% 절감했다고 보고했죠.
AI는 더 이상 ‘미래의 도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수많은 디자이너의 작업대 위에 자리 잡은 ‘현재의 파트너’가 된 셈이에요.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 디자이너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주요 이미지 생성 AI, 누가 뭘 잘할까?
현재 디자이너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미지 생성 AI는 다양해요.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 3(DALL·E 3)는 물론, 최근에는 플럭스(FLUX)와 어도비 파이어플라이(Adobe Firefly)도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죠. 각각의 특징과 활용 방법을 들여다보면,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 미드저니: 예술적 감성의 왕

미드저니를 활용하여 만든 AI이미지
프롬프트: A humanoid robot serving drinks to people at a modern outdoor evening party, futuristic atmosphere, realistic lighting, cozy backyard with warm lights, people sitting on yellow lounge chairs, marble table with fruits, modern house background with glass windows and string lights, ultra realistic, cinematic, high detail, 8k
* 현대적인 야외 저녁 파티에서 사람들에게 음료를 서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적인 분위기, 사실적인 조명, 따뜻한 조명이 있는 아늑한 뒷마당. 노란색 라운지 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들, 과일이 놓인 대리석 테이블, 유리창과 스트링라이트가 있는 모던한 집을 배경으로. 울트라 리얼리스틱, 시네마틱, 매우 높은 디테일, 8K.
언제 쓸까? 콘셉트 아트, 무드보드, 브랜드 시각화
Tip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고품질 이미지가 필요할 때 활용해 보세요.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상상하는 이미지를 직접 생성할 수 있어요.
미드저니는 ‘디자이너가 가장 사랑하는 AI’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단 하나, 퀄리티입니다. 2024년 ‘크리에이티브 붐(Creative Boom)’이 25개 이상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많은 디자이너들이 미드저니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 아이디어 발상 과정을 효율화하고 있다고 해요.
“머릿속에 있는 무형의 아이디어를 브랜드에게 화면으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에요. 미드저니 같은 AI 도구가 이 아이디어 발상 과정을 간소화하고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줍니다” — 헨리 크리스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빌리언 달러 보이(Billion Dollar Boy)’ 소속 디자이너
실제로 브랜딩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미드저니는 혁명과도 같아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3D 건축물”이라고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여러 시안이 나오고, 그중 마음에 드는 방향을 선택해 디테일을 다듬어가는 방식이죠.
디자인 에이전시 ‘포핀스(Poppins)’ 크리에이티브&이노베이션 부사장 댄 셰럿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어요. 포핀스는 무드보드를 만들 때 핀터레스트(Pinterest), 플리커(Flickr) 등에서 이미지를 찾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적절한 이미지를 찾기 어려울 때 생성형 AI가 그 빈틈을 메워준다고 해요. AI가 기존 방식을 대체한 게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 달리 3: 직관적이고 정교한 텍스트 이해

달리 3을 활용하여 만든 AI 이미지
프롬프트: 천상 배경 위에 빛나는 나선형 빛으로 이루어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중앙에 서 있고, 꼭대기에는 별이 빛나는 장면. 왼쪽 상단에는 가는 줄에 매달린 화려한 은색 장식이 있으며, 배경은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황금빛 일출 느낌으로 바뀜. 부드러운 눈 위에 서 있는 트리와 흩뿌려진 작은 빛 입자들, 약간 낮은 각도의 마법적이고 축제 분위기의 장면. 16:9.
언제 쓸까? PPT 표지, 마케팅 이미지, 복잡한 개념의 시각화
Tip ChatGPT에 통합되어 있어 자연어 대화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수정할 수 있어요. 프롬프트 작성이 어렵다면 달리가 답입니다.
오픈AI(OpenAI)의 달리 3은 ‘텍스트 이해력’이 압도적이에요. “겨울 숲속의 따뜻한 카페,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입력하면,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게 아니라 문장의 뉘앙스까지 파악합니다. 특히 ChatGPT와의 통합은 게임 체인저예요. “이미지를 좀 더 밝게, 그리고 카페 안에 사람을 추가해줘”라고 대화하듯 수정할 수 있으니까요.
“2022년 여름, 미드저니 같은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 우리 크리에이티브 팀의 상상력을 단번에 사로잡았어요. AI가 실제로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에 통합되기 시작한 거죠.” — 롭 캐버너, 마케팅 에이전시 ‘올리버 UK(Oliver UK)’ 크리에이티브 총괄
📸 플럭스 프로: 포토리얼리즘의 새로운 기준

플럭스 프로를 활용하여 만든 AI 이미지
프롬프트: 눈 덮인 겨울 공원을 걷는 갈색 푸들 강아지의 행복한 순간을 초고해상도로 포착한 하이퍼 리얼 사진. 차가운 공기 속 따뜻한 숨결이 안개처럼 번지고, 서리가 내려앉은 참나무들이 프레임을 이루는 평온하고 감성적인 분위기.
언제 쓸까? 제품 사진, 인물 이미지, 실사에 가까운 고퀄리티 비주얼
Tip ‘진짜 같은’ 이미지가 필요하다면 플럭스를 써보세요. 텍스트 렌더링 정확도도 높아서 로고나 간판이 들어간 이미지에도 강해요.
2024년 하반기부터 급부상한 플럭스는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가 개발한 120억 파라미터 모델이에요. ‘포토리얼리즘’에서는 현재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플럭스의 가장 큰 강점은 세 가지예요.
첫째, 실제 사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실적인 이미지. 조명, 질감, 피부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해요.
둘째, 이미지 안에 텍스트를 넣을 때 다른 AI보다 훨씬 정확하게 렌더링해요. 제품 목업이나 간판 이미지를 만들 때 특히 유용하죠.
셋째, 스테이블 디퓨전처럼 오픈 웨이트 모델이라 로컬에서 실행할 수 있어 비용 부담 없이 대량 생성이 가능해요.
다만 플럭스도 완벽하지는 않아요. 일부 사용자들은 인물 이미지에서 ‘플라스틱 같은 피부 질감’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해요. 하지만 빠른 업데이트 속도를 고려하면, 이런 한계도 곧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요.
🔥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상업적 안전의 끝판왕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를 활용하여 만든 AI 이미지
프롬프트: 드론 시점에서 내려다본 겨울 스위스 알프스 풍경. 눈 덮인 산맥과 깊은 계곡 사이를 달리는 붉은 파노라마 기차가 S자 곡선을 그리며 이동하고, 주변에는 소나무 숲과 작은 스위스 마을이 따뜻한 연말 조명으로 빛남. 맑고 차가운 겨울 공기, 황금빛 노을이 설산에 반사되는 감성적인 연말 분위기의 초고해상도 항공 촬영 이미지.
언제 쓸까? 상업 프로젝트, 클라이언트 납품용 작업, 저작권이 민감한 프로젝트
Tip 이미 어도비 생태계(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 중이라면 파이어플라이가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에요. 저작권 걱정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상업적 안전성’이라는 독보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어도비 스톡과 오픈 라이선스 이미지만으로 학습되었기 때문에, 생성된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해도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요. 클라이언트 작업이 많은 에이전시에서는 이게 결정적인 장점이죠.
또 하나의 강점은 어도비 생태계와의 완벽한 통합이에요. 포토샵의 ‘생성형 채우기(Generative Fill)’, 일러스트레이터의 ‘텍스트 투 벡터(Text to Vector)’ 기능이 모두 파이어플라이 기반이에요. 기존 워크플로우를 바꾸지 않고도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죠.
다만 예술적 스타일이나 창의적 표현력에서는 미드저니에 비해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있어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물’이 필요할 때는 최고지만, ‘놀라운 창의성’을 기대한다면 미드저니나 플럭스가 더 나을 수 있어요.
디자이너가 말하는 ‘AI 활용의 실제’
그렇다면 현업 디자이너들은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까요?
💡 아이디어 발상 단계: “AI는 브레인스토밍 파트너”
많은 디자이너가 프로젝트 초반에 ChatGPT와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진행해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패션 브랜드의 로고 콘셉트 10가지”라고 물으면, AI가 다양한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쏟아내죠. 여기서 중요한 건, AI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영감의 촉발점’으로 활용한다는 거예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리미티드(UNLIMITED)’는 생성형 AI를 아이디어의 ‘출발점(starter for 10)’으로 활용한다고 해요. 완성된 결과물로 쓰기보다는,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받는 방식이죠.
“크리에이티브 과정의 출발점으로는 유용하지만, 결국엔 사람이 다듬고 완성해야 해요. 생성형 AI 아트워크가 최종 피치까지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 사이먼 콜리스터, 언리미티드 디렉터
🎬 무드보드 제작: “시간은 1/10, 퀄리티는 그대로”
예전에는 무드보드를 만들기 위해 핀터레스트(Pinterest), 비핸스(Behance), 언스플래시(Unsplash) 등을 뒤지며 몇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이제는 미드저니에 “네온 펑크 스타일의 미래 도시”라고 입력하면 30초 만에 10장의 이미지가 나옵니다.
클라이언트 미팅 전 급하게 무드보드를 준비해야 할 때, 생성형 AI가 빈틈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고요. 다만 AI 이미지만으로 무드보드를 채우기보다는, 기존에 수집한 레퍼런스와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 목업과 시뮬레이션: “실물처럼 연출한 이미지”
생성형 AI는 ‘있지도 않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로고 디자인을 제안할 때, “이 로고가 카페 간판에 적용된 모습”을 AI로 생성하면 클라이언트가 훨씬 쉽게 이해합니다.
“AI로 만든 목업 이미지는 실제 촬영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헬스케어 브랜드 마이토큐(MitoQ) 프로젝트에서 제품이 다양한 환경에 놓인 모습을 AI로 시뮬레이션했고, 이게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롭 스켈리, 브랜딩 에이전시 ‘본 어글리(Born Ugly)’ 크리에이티브 총괄
AI 시대, 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해요. 대체가 아니라 협업입니다. 2025년 현재, AI는 디자이너의 ‘손’을 대신할 수 있지만 ‘눈’과 ‘감각’은 대신할 수 없어요.
“AI는 영감을 주는 도구예요. 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항상 우리가 직접 창작합니다. AI 이미지를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레퍼런스로 활용하는 거죠” — 맷 메럴스, CX 에이전시
어도비 조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어요.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의 69%가 생성형 AI가 창의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거든요. AI는 위협이 아니라, 잘 활용하면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거죠.
실제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진화하고 있어요.
✅ 기획자(Planner): AI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프롬프트 설계
✅ 큐레이터(Curator): AI가 생성한 수십 개의 시안 중 최적의 것을 선택
✅ 편집자(Editor): AI 결과물을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세밀하게 조정
✅ 전략가(Strategist): 전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성 결정
지금 시작하려면? 디자이너를 위한 AI 활용 로드맵
처음 AI를 접하는 디자이너라면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1단계: 무료 체험하기
- 달리: ChatGPT 플러스 구독
- 미드저니: 디스코드(Discord)에서 기본 플랜 체험
- 플럭스: 웹 서비스 또는 로컬 설치 (오픈 웨이트 모델 무료)
-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구독자 무료 크레딧
2단계: 프롬프트 작성 연습
- 구체적으로: “사무실” → “햇빛이 들어오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사무실, 미니멀한 가구, 따뜻한 톤”
- 스타일 지정: “바우하우스 포스터 스타일로”, “수채화 느낌으로”
- 기술적 요소: “8K 초고해상도, 실사 같은 사실적인 표현, 시네마틱 조명”
3단계: 워크플로우에 통합
- 아이데이션: ChatGPT로 콘셉트 정리
- 무드보드: 미드저니로 비주얼 방향 탐색
- 목업·제품 사진: 플럭스로 포토리얼 이미지 생성
- 상업 프로젝트: 파이어플라이로 저작권 안전한 에셋 제작
- 최종 작업: ‘어도비 스위트(Adobe Suite)’에서 세밀하게 완성
AI는 도구, 창의성은 여전히 인간의 것
디자인 에이전시 ‘퓨처브랜드(FutureBrand)’의 다니엘라 멜로니가 한 말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할게요.
“AI가 생산 속도를 높여주지만, AI는 창의성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향상시키는 도구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결과물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하지만 게으른 디자인은 항상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저는 진심으로 AI가 우리 크리에이터들을 더 지적이고, 공감 능력 있고, 자유롭게 만든다고 믿어요. 한마디로, 더 ‘인간답게’ 만드는 거죠.”
AI 시대의 디자이너는 ‘더 이상 손으로 그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넓게 상상하는 사람’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창의성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여러분의 다음 프로젝트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제 상상이 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