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기술,
온기를 전하다
2025.12.18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2월, 거리는 여전히 자선냄비 소리와 봉사 소식으로 따뜻합니다. 그런데 2025년의 연말은 조금 다른 온도를 띱니다. 차갑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AI)이 오히려 가장 따뜻한 곳에서 먼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말벗이 필요한 어르신 곁에는 작은 AI 인형이 자리하고, 위기에 놓인 가정의 신호를 알고리즘이 먼저 포착하며, 재난 현장에서는 AI가 인간 구조대보다 앞서 위험을 감지합니다. 기술이 생활 속 여러 순간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조금 더 빠르고, 세심하게 건네고 있습니다.
돌봄과 건강,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작동하는 AI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외로움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돌봄 로봇 ‘효돌’은 이런 지점에서 새로운 방식의 동행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작은 인형 안에는 대화형 AI와 IoT 센서가 함께 작동해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고, 일상의 기본적인 정보를 챙기며, 장시간 움직임이 없을 때는 등록된 보호자에게 즉시 알림이 전송됩니다.
최근 미국 CNN은 효돌을 집중 조명하며 정서적 변화에 대한 실제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단순한 기능성 기기가 아니라 한국 고령자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말동무를 대신하는 돌봄 도구로 평가했습니다. 효돌은 감정적 교감과 안전 확인을 동시에 수행하며 어르신의 하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맞춰 ‘오늘건강’ 앱, IoT 연동 혈압계·혈당측정기·활동량계, AI 돌봄 스피커 등의 기술 기반 건강 관리 체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건강 데이터는 자동으로 수집·전송되며, AI 스피커는 약 복용 여부나 생활 루틴을 부드럽게 안내해 디지털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실제 건강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신호를 먼저 발견하는 기술

위험 상황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AI 기반 노숙 위기 예측 모델*은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결합해 곧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가정을 미리 찾아냅니다. 해당 가정은 지원 기관의 연락을 받고 생활비 지급과 사례관리자 배정 등 선제적 지원을 받게 된다는데요. 구조 활동이 필요한 지점까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AI가 데이터 속에서 한 개인의 보이지 않는 절박함을 읽어낸 것입니다.
*UCLA의 캘리포니아 정책 연구소(California Policy Lab, CPL)가 개발함
재난 상황에서는 신속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위성 데이터와 기상 정보를 분석하는 AI는 홍수, 산불 같은 위험을 예측해 경보를 보내고,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빠르게 식별합니다. 허리케인 이안과 피오나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GiveDirectly(기브디렉트리)’는 구글이 개발한 AI 도구를 사용해 가장 지원이 필요한 가정에 신속하게 현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었고요. 로봇과 드론은 지진 현장에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의 정보를 수집하며 구조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심리적 위기에서도 AI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AI 기반 웰빙 챗봇 ‘Wysa(와이사)’는 24시간 동안 사용자의 이야기를 듣고 기본적인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죠. 가정폭력 생존자를 돕는 챗봇 ‘Sophia(소피아)’는 여러 언어를 지원해 접근성을 넓혔고,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서 중요한 연결 통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청소년의 정서를 케어해주는 솔루션 AI ‘상냥이’가 일상적인 고민을 나누는 친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중심으로 확장되는 기부 문화

기부 문화는 최근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연말의 상징과도 같았던 자선냄비와 빨간 온도탑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되고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기부 방식 또한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비영리 단체와 캠페인 속에서 어떤 곳에 기부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AI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기부처를 추천해줍니다.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다면 환경 단체를, 반려동물 콘텐츠를 자주 본다면 동물 보호 캠페인을 연결하는 식인데요. 블록체인은 기부금의 이동 경로를 기록해 투명성을 높이고, 결제 시 자투리 금액을 모아 자동 기부하는 서비스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상적인 나눔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같이가치 같은 플랫폼은 참여만으로도 기부가 이루어지는 구조를 도입해 나눔의 방식과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기술이 확장될수록 함께 살펴야 할 지점도 생깁니다. 디지털 접근성,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의 공정성은 앞으로의 기술 환경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SKT는 이러한 흐름 안에서 AI 반도체·AI 데이터센터·AI 에이전트(A.) 등 핵심 기술 기반을 통해 사람에게 닿는 기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음성 기반 에이전트 ‘에이닷(A.)’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건네며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 곁에 머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생활의 편의를 넘어 사회의 취약한 지점을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기술을 적용하는 것, 이것이 SKT가 지향하는 방향이며 올겨울에도 이러한 기술이 더 많은 이웃에게 온기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