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CES 2026이 선언한
‘AI in Action’의 시대

2026.01.13

“그래서 AI,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202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쏟아졌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요.

지난 9일 막을 내린 CES 2026 전시장은 AI가 ‘직접 움직이는’ 현장이었습니다.

로봇이 권투를 하고 탁구를 치는 부스 앞에는 관람객이 몰려 지나다니기조차 힘들었고, 자동차 전시장에서는 버튼 하나로 운전대가 사라지며 AI가 주행을 넘겨받았습니다. 건설 중장비는 ‘AUTO’ 버튼 한 번에 밭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속도와 방향을 조절했고, 냉장고는 블루베리를 넣자마자 그게 무엇인지 인식해 날짜를 기록했죠.

AI의 두뇌 개발, ‘머리싸움’이 마무리되고, ‘몸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AI가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고(Move), 공장과 빌딩, 인프라를 운용하며(Operate), 사람의 의사결정을 돕고 실행까지 이어줍니다(Act).

AI가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시대, 바로 ‘AI in Action’ 입니다.

‘AI in Action’의 시대를 연 여섯 리더의 키노트, 그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 NVIDIA: AI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NVIDIA CEO 젠슨 황이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서버 랙을 배경으로 무대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CES 2026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을 공개하고 있다. Photo: NVIDIA

2026년 1월 5일,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이 CES 키노트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다음은 피지컬AI의 시대”라고 예언했던 그는 올해 단 한 마디로 자신의 예측이 현실이 되었음을 알렸습니다.

“피지컬 AI의 ChatGPT 모먼트가 도래했습니다. 기계가 실제 세계에서 이해하고, 추론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2022년 말 ChatGPT가 생성형 AI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AI가 화면 밖으로 나와 물리적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는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선언입니다. 젠슨 황은 이날 엔비디아 최초의 6칩 극한 공동설계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NVL72와 자율주행 추론 모델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했습니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피지컬 AI로 구동되어 완전히 자율적이 될 것입니다.”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 팩토리. AI가 ‘생각’을 넘어 ‘움직임’으로 확장되는 시대. 엔비디아는 그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피지컬 AI가 실제로 어떤 산업에서 먼저 상용화되는지 주목하세요. 자율주행, 로봇, 제조업 중 어디서 ‘핵심 활용 사례’가 나오는지가 향후 투자와 채용 트렌드를 결정할 것입니다.

💡 AMD: 문턱 낮춘 AI, 생태계로 승부한다

AMD CEO 리사 수가 대형 ‘AMD’ 로고를 배경으로 무대에 서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리사 수 AMD CEO가 CES 2026 키노트에서 차세대 AI 컴퓨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Photo: CES 2026 / CTA®

AI가 현실에서 움직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같은 날 저녁, AMD 리사 수 회장이 그 답을 제시했습니다.

어디서나 AI를 가능하게 하려면, 향후 5년간 세계 컴퓨팅 용량을 100배 이상 늘려야 합니다. 10 요타플롭스(YottaFLOPS) 이상으로.”

요타 스케일(Yotta-scale) 컴퓨팅 시대의 진입 선언입니다. 단일 랙에서 최대 3 AI 엑사플롭스(exaflops)* 성능을 제공하는 헬리오스(Helios) 플랫폼을 공개하며, 리사 수는 이것이 과장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주었습니다.

* Exaflops(엑사플롭스): 초당 10¹⁸회 연산을 의미. 3 AI exaflops는 현재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약 1.2 exaflops)의 2배 이상 성능이다.

“요타플롭스는 1 뒤에 24개의 0이 붙는 숫자입니다. 10 요타플롭스는 2022년보다 10,000배 더 많은 연산 자원이죠. 역사상 이런 것은 처음입니다.”

젠슨 황이 “10조 달러 규모의 컴퓨팅이 새로운 방식으로 현대화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이 닿습니다. AI가 실험실을 벗어나 공장과 도로, 건설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그만큼의 컴퓨팅 파워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AMD는 그 인프라를 ‘모두를 위해(AI for Everyone)’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AMD는 전체 스택에 걸쳐 개방성을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요타스케일’은 과장이 아닌 현실입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 공급망 전체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AI를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두 거인의 다른 길: 통합 vs 개방

CES 2026에서 엔비디아와 AMD는 AI 인프라를 향한 두 가지 다른 철학을 보여주었습니다.

NVIDIA와 AMD의 생태계 전략을 비교한 표. NVIDIA는 통합형 풀스택과 CUDA 중심 전략, AMD는 개방형 협업과 ROCm 기반 오픈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최적화된 통합 스택으로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AMD는 오픈소스와 상호운용성으로 더 많은 파트너와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죠. 다만 확실한 건, 이 두 가지 접근법의 경쟁이 AI 인프라 시장 전체를 더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라는 점입니다.

⚡ 지멘스: “전기처럼, AI도 모든 곳에”

무대 중앙에 선 롤랜드 부슈 CEO가 대형 X 형태 그래픽을 배경으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롤랜드 부슈 지멘스 CEO가 CES 2026 키노트에서 산업 자동화와 AI의 융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Photo: CES 2026 / CTA®

AI가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뒷받침할 컴퓨팅 파워가 준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실제로 어디서 작동하고 있을까요? 지멘스(Siemens) AG 회장 롤랜드 부슈가 그 현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전기 이전의 세계가 있었고, 오늘날 전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AI 이전의 세계가 있었고, 지금 우리는 AI를 최대한 활용하는 세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100년 전 산업 혁명에 불을 붙이는 동력이 되었듯, AI가 지금 공장, 빌딩, 그리드, 교통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슈 회장은 “산업용 AI는 더 이상 기능이 아니라 다음 세기를 재편할 힘”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지멘스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통해 산업용 AI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디지털 트윈 컴포저(Digital Twin Composer)로 실시간 데이터와 가상 환경을 융합하고 있습니다. 설계에서 생산, 운영까지 전 생애주기가 AI로 통합됩니다.

주목할 발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환각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실험실의 AI와 현장의 AI는 다릅니다. 산업용 AI에서는 ‘환각 방지’가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입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AI를 ‘어디’에 썼더니 ‘무엇’이 줄었는지, 구체적인 성과 사례가 얼마나 나오는지 지켜보세요. ‘AI 도입’이 아니라 ‘AI로 인한 실질적 개선’이 증명되는 산업이 다음 투자처가 됩니다.

💻 레노버: 스피어에서 펼쳐진 개인 AI의 미래

거대한 스피어 무대에서 ‘Personal AI Twin’을 주제로 한 시연 화면이 상영되고, 관객이 가득 찬 장면.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이 하이브리드 AI의 미래를 제시한 이번 키노트는 CES 역사상 가장 몰입감 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 평가받았다. Photo: Lenovo

AI가 공장에서 작동한다면, 우리의 일상에서는 어떨까요?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스피어(Sphere)’에서 레노버 양 위안칭 회장이 그 답을 제시했습니다.

“AI는 각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고, 직관을 날카롭게 하며, 상상력을 자극할 것입니다. 이제 AI는 개인이 지닌 고유한 언어, 습관, 경험, 기억에서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레노버가 공개한 키라(Qira)는 개인용 상주형 인공지능 시스템(Personal Ambient Intelligence System)입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전반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로, 개인 지식 베이스와 맥락 인식을 기반으로 행동합니다.

개인 AI는 이제 ‘앱’이 아니라 ‘상주 에이전트’입니다. AI는 더 이상 우리가 ‘호출’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행동하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에이전트-네이티브’가 실제로 어떤 UX로 구현되는지 주목하세요. 업무, 창작, 협업, 게임 중 어디서 AI 에이전트가 가장 먼저 ‘없으면 불편한 존재’가 되는지가 개인 AI 시장의 승부처입니다.

🚜 캐터필러: “우리의 고객은 흙 속에서 삽니다”

대형 건설 현장 영상을 배경으로 조 크리드 부사장이 무대에서 산업용 AI 활용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조 크리드 캐터필러 부사장이 CES 2026에서 건설 장비와 AI의 결합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Photo: CES 2026 / CTA®

AI가 가장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어디일까요? 2025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캐터필러가 그 답을 보여주었습니다.

“AI가 데이터를 넘어 물리적 세계를 재편함에 따라, 작업 현장부터 공장, 사무실까지 혁신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CEO 조 크리드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대폭 확대하며 캣(Cat) AI를 선보였습니다.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 플랫폼 기반의 피지컬 AI 시스템을 건설·광산 장비에 직접 내장한 것입니다. 휠 로더, 도저, 하울 트럭, 굴삭기, 다짐기 등 5가지 자율 장비 카테고리도 발표했습니다.

브랜든 훗먼 부사장(Data & AI)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우리 고객들은 매일 노트북 앞에 앉아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흙 속에서 삽니다.

AI는 클라우드 위에 떠 있는 게 아닙니다. 광물, 도로, 에너지라는 ‘보이지 않는 물리적 레이어’ 위에 서 있습니다. 캐터필러는 피지컬 AI의 가장 성숙한 산업 적용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자율 장비의 안전·생산성·정비 예측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되는지 지켜보세요. 산업 장비가 ‘스마트해지는 것’에서 끝나는지, 서비스·구독·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되는지가 관건입니다.

🎨 하바스: “다음 스토리텔링의 물결”

CES C Space 무대에서 두 명의 연사가 소파에 앉아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장면.

야닉 볼로레 하바스 CEO(오른쪽)가 CES 2026 C Space에서 브랜드 전문가 짐 스텐겔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Photo: CES 2026 / CTA®

AI가 물리적으로 움직이고, 산업 현장에서 작동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창의성과 전략 영역에서는 어떨까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 하바스(HAVAS)의 야닉 볼로레 회장이 그 답을 제시했습니다.

“AI를 사용하는 에이전시가 AI를 사용하지 않는 에이전시를 대체할 것입니다.”

볼로레 회장은 AI가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전략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바스의 컨버지드 AI(Converged.AI)는 콘텐츠+데이터+의사결정을 하나의 지능 시스템으로 묶는 프레임워크입니다.

핵심 변화는 이것입니다. 마케팅 조직의 승부처가 ‘소재 생산량’이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I가 인사이트에서 실행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키고, 인간의 역할은 공감,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판단으로 재배치됩니다.

“기술과 인간 재능의 협업이 다음 스토리텔링의 물결을 정의할 것입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AI로 더 빨리 만든다’를 넘어, 생성형 AI 시대에 인간의 역할이 무엇으로 재정의되는지 주목하세요.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AI와 인간의 협업 모델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6년의 키워드: ‘AI in Action’

여섯 리더들의 연설은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됩니다.

Move. NVIDIA와 캐터필러는 AI가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중장비가 흙 속에서 스스로 판단합니다.

Operate. AMD와 지멘스는 AI가 실제 현장을 운용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요타스케일 컴퓨팅이 그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공장과 빌딩에서 AI가 전기처럼 편재합니다.

Act. 레노버와 하바스는 AI가 사람의 의사결정을 돕고 실행까지 이어주고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개인 에이전트가 우리 곁에서 맥락을 파악하고, 전략 수립부터 실행까지 함께합니다.

올해 CES가 말한 단 하나의 메시지를 정리하자면, ‘AI in Action’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입니다.

AI는 지금 이 순간 데이터센터와 공장, 건설 현장과 광고 스튜디오, 자동차와 중장비에서 실제로 움직이고, 작동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을 벗어나 현장으로, 화면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그것이 2026년 CES가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