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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H스케치에서
그리는 협업의 일상

2025.10.16

스타트업 육성, 동반 성장, 상생 생태계. 익숙한 단어지만, 지금만큼 그 의미가 실감 나는 때도 드뭅니다. AI가 가져온 기술적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가치가 맞물리며, 이제 ‘지속가능한 산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죠. SK텔레콤 ESG추진실은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기 훨씬 전부터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고민해왔습니다. 2013년 청년·중장년층 창업 지원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ICT 분야 특화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며 지난 10여 년간 16개의 Accelerating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AI가 산업계 화두가 된 이후에는 ESG추진실 산하 AI Startup Lab팀이 ‘AI Startup Accelerator’를 3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514개 스타트업이 세상 밖으로 나왔고 이들이 만들어낸 누적 기업가치는 무려 16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그렇게 쌓인 경험과 노하우는 이제 ‘SKTCH스케치’라는 이름의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이 플랫폼이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그 첫 오프라인 무대인 ‘SKTCH스케치 세미나’ 현장에서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어떻게 현실의 혁신으로 완성되는지 생생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대형 강연장에서 청중이 발표를 듣고 있다. 무대 앞 스크린에는 패널 토론 화면이 보인다.

SKTCH스케치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협업 매칭 플랫폼. 발굴·매칭·PoC(기술·개념 검증) 등 협업의 전 과정을 한곳에서 지원합니다. ‘함께 협업을 그려나간다(Sketch)’는 의미처럼, SKT와 스타트업이 함께 혁신을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진짜 협업’의 순간

🤖첫 번째 협업 이야기: 청테이프를 벗어난 병원 로봇

무대 위 다섯 명의 패널이 앉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뒤편 스크린에는 파란색 배경에 그래픽 도면이 표시되어 있다.

VLAM 기술로 병원 내부를 매핑한 지도를 보여주는 이제훈 매니저

첫 번째 발표자로 무대에 오른 이는 Spatial Intelligence팀의 이제훈 매니저였습니다. 그가 맡은 과제는 바로 병원 물류 로봇의 자율주행 고도화. 사실 팀 내부에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VLAM*이라고 하는 내재화 기술이 이미 있었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거졌습니다. 병원 측이 기존 로봇의 외형 변경을 꺼렸던 것입니다.
*VLAM(Visual Localization and Mapping): 카메라 영상으로 공간을 3D로 재구성하고 사용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

병원이 원한 건 단순한 성능 개선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물류 로봇은 바닥에 깔린 마그네틱 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이 라인이 훼손되고, 라인을 인식하지 못하면 로봇은 그대로 멈춰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병원 측은 급한 대로 초록색 청테이프를 붙여 겨우겨우 로봇을 운행하고 있었죠. 더 이상 이런 ‘임시방편’이 아닌, 라인 없이도 스스로 길을 찾아 움직이는 로봇, 거기에 외형은 그대로 두되 내부 센서와 하드웨어를 교체하고, 원격으로 모니터링과 관리까지 가능한 통합 솔루션을 원한 것입니다.

“저희는 VLAM 소프트웨어 기술은 있었지만 로봇 하드웨어는 없었거든요. 기술을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마침 AI Startup Lab팀과 연결돼 저희와 가장 핏이 잘 맞는 물류 로봇 솔루션 업체와의 협업으로 병원 의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협업. 스타트업과 손잡고 기존 외형을 해치지 않으면서 내부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고, 7~8개월 간의 PoC(기술·개념 검증) 끝에 실제 납품으로 이어졌습니다. 예전엔 청테이프 위를 겨우 지나다니던 물류 로봇이 자유롭게 병원 곳곳을 누비게 된 거죠.

🌍두 번째 협업 이야기: 다문화 교실의 소통 혁신

김명주 매니저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으며, 옆의 패널은 메모를 보고 있다.

초등학교에 도입된 다국어 안내 로봇 사례를 소개하는 김명주 매니저

Contact AI개발팀의 김명주 매니저는 어느 초등학교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입학식 등 학교 행사 때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들께 안내를 하느라 선생님들이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입된 게 다국어 안내 로봇. 김명주 매니저의 팀은 기존 로봇 UI로 운영하던 안내 로봇에 다국어LLM 챗봇을 연동시켜 ‘어떤 언어든 잘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을 만드는 일을 맡았죠. 하지만 이번에는 ‘초등학교’라는 현장 자체가 문제가 됐습니다.

“다국어 LLM 챗봇 성능에는 발화자의 음성을 잘 인식해서 STT(Speech to Text, 음성 인식 및 문자 합성)화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이 앞에서 막 떠들고 하는, 그런 현장 보이스들이 자꾸 끼어들었습니다. 주변의 소음을 제거해 주는 솔루션이 필요했죠.”

이때 SKTCH스케치를 통해 세 곳의 스타트업이 제안서를 올렸고, 그 중 한 곳과 협업해 소음 제거 솔루션을 접목했습니다. 김 매니저는 “필요한 기술을 올렸더니 바로 답이 오더라고요. 지금은 실제 테스트까지 진행 중입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세 번째 협업 이야기: 스타트업이 바라본 협업의 의미

허드슨AI 신현진 대표가 마이크를 들고 웃으며 발언하고 있고, 뒤편 스크린에는 ‘협업 WHY & HOW’라는 문구가 보인다.

<정직한 후보2>의 AI더빙 시연영상이 끝난 뒤 SKT와의 협업 경험을 이야기하는 허드슨AI 신현진 대표

허드슨AI 신현진 대표의 발표는 스타트업의 시선에서 협업의 의미를 보여줬습니다. 허드슨AI는 미디어에 특화된 AI 오디오 인텔리전스 기술을 기반으로, 어떤 언어든 모든 오디오를 이해하고 재처리·합성해 미디어에 특화된 AI 더빙 및 보이스챗 솔루션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2022년 6월에 창업했으니, 이제 3살이 조금 넘은 셈이죠.

하지만 여느 스타트업이 그렇듯, 허드슨AI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녹록치 않은 벽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AI 더빙’이라는 솔루션으로 미디어 시장에 도전했지만, 당시만 해도 이 기술을 실제 방송·콘텐츠 제작에 적용한 사례가 전무했습니다. ‘시장 진출’ 자체가 어려웠던 거죠. 혁신의 가능성은 분명했지만, 그 ‘첫 발’을 함께 내딛을 파트너를 찾는 일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SK텔레콤의 True Innovation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AI Startup Lab팀에서 적극적으로 현업과 연결해주시고 조율해주셔서 SK브로드밴드와 <정직한 후보2>, <또봇> 등 여러 영화의 더빙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고객들에게 상용화된 서비스로는 그게 글로벌 최초였어요.”

신현진 대표에게는 이 첫 협업이 ‘도약의 계기’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실험적이라 대기업이 선뜻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SKT AI Startup Lab팀이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연결해주셔서 부담 없이 PoC(기술·개념 검증)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에겐 최고의 레퍼런스가 됐고, 이후 CJ ENM, 유튜브코리아 등으로 협업이 확산됐습니다.”

SKTCH스케치 세미나 무대에 선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협업은 단순히 도움을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서, 각자의 한계를 연결해 새로운 결과를 만든다는 것. 현업은 스타트업 덕분에 속도를 얻었고, 스타트업은 SKT라는 무대를 통해 기술을 시험하고 확산할 수 있었습니다.

🚪SKTCH스케치로 열린 새로운 문

SKTCH스케치 플랫폼은 현장에서 나온 아쉬움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True Innovation 사이트를 리뉴얼해 만들어졌습니다. 세미나에서 AI Startup Lab팀 이용재 팀장은 이렇게 말했죠. “사실 지금까지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현업과 스타트업의 니즈를 더 빨리, 더 많이 파악할수록 더 좋은 연계를 해드릴 수 있을텐데, 그게 약간 늦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ESG’라는 문구가 표시된 스크린 앞에서 AI Startup Lab팀 이용재 팀장이 마이크를 들고 발표하고 있다.

SKTCH 플랫폼의 취지를 설명하는 AI Startup Lab팀 이용재 팀장

그래서 기존에 스타트업 공모 중심으로 운영되던 사이트를 개편하고, 협업 매칭 기능을 강화해 언제든 열려 있는 상시 협업 플랫폼을 열게 된 겁니다. 협업을 조금 더 원활하게 이어주기 위해서 말이죠.

구성원은 SKTCH스케치에서 협업을 원하는 프로젝트를 간단히 등록할 수 있고, 이에 관심 있는 스타트업이 직접 협업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반대로 스타트업도 자사의 서비스와 솔루션을 소개하고, SKT에 협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협업 진행 단계가 순서대로 표시되어 있다. ‘협업 가능성 체크 → 파트너 선정 → PoC 협약체결 → PoC 실행 및 본사업 검토’.

즉, 기회의 문은 이제 언제나 열려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문이 열려 있어도 어디 있는지 모르면 들어갈 수 없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SKTCH스케치, 딱 필요한 만큼만 사용 가이드’!

🛠️ SKTCH스케치, 딱 필요한 만큼 사용 가이드

SKTCH스케치는 “협업이 일상이 되는 공간”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지인을 통해 소개받던 방식 대신, 필요한 협업을 찾고 제안하는 전 과정을 한 화면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 5 Step으로 배우는 SKTCH스케치

SKTCH 회원가입 후 마이페이지에서 스타트업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화면. 회원가입, 로그인, 회사명 입력, 필수 항목 작성 순으로 안내되어 있다.

Step 1. 마이페이지에서 스타트업 정보 등록

로그인 후 ‘마이페이지’에 들어가 회사 정보를 입력합니다. 운영 여부, 직원 수, 적용 분야, 사업 영역, 홈페이지 주소, 로고와 소개 글까지 채우면 끝이에요.

관리자 승인이 완료되면 일반회원 계정이 ‘스타트업 회원’으로 전환돼요. 이후 회사 정보가 Startups에 등록되고, 협업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회사가 Startups 페이지에서 협업 신청하기 메뉴를 선택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화면. 진행 중인 협업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Step 2. 협업 신청하기 메뉴 선택

상단 메뉴에서 SKTCH스케치 → 협업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현재 진행 중인 협업 과제 목록이 펼쳐집니다.

SKT와 스타트업이 올린 협업 프로젝트를 목록 형태로 살펴볼 수 있는 화면. 분야와 적용 영역별 필터가 표시되어 있다.

Step 3. 협업 프로젝트 탐색

“Device 연동 챗봇 성능 제고”, “AI 광고 음원 제작”처럼 SKT 현업 부서에서 올린 과제를 카드 형태로 확인할 수 있어요. 필요한 기술과 적용 분야가 직관적으로 보이죠.

관심 있는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협업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 제안서를 첨부하는 과정을 안내하는 화면.

Step 4. 세부 프로젝트 확인 후 신청

관심 있는 과제를 클릭하면 필요 솔루션, 적용 분야, 예상 일정 등이 상세히 소개됩니다. 여기에 제안서를 붙여 협업을 신청하면 됩니다.

제안서를 불러오거나 새로 작성해 등록하고, 마이페이지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화면.

Step 5. 제안과제 작성 후 제출

기존에 작성한 제안서를 불러오거나 새로 작성해 등록하면 끝. 신청 이후에는 마이페이지에서 진행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처럼 과정은 단순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타트업만 SKT를 찾는 통로가 아니라는 거예요. SKT 구성원도 “이 문제를 풀 스타트업이 어디 없을까?”라는 고민을 플랫폼에 올리면, 신속하게 파트너를 만날 수 있죠.

📊 숫자로 증명되는 ‘스텝 업’ 혁신

SKT와 협업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의 수요는 이미 숫자로 확인됩니다. 지난 AI Startup Accelerator 3기 모집에서는 무려 152개 지원팀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15팀이 최종 선발됐습니다. “SKT와 함께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현장의 기대와 신뢰를 보여주는 결과죠.

2025년 10월 현재, SKTCH에는 400개가 넘는 스타트업 프로필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단발성 프로그램을 넘어 언제든 문이 열려 있는 ‘상시 협업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죠. 그 안에서 실제 협업이 활발히 이어지며, AI는 물론 빅데이터·ESG·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가 속속 쌓이고 있습니다.

결국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스타트업도, SKT도 협업을 통해 한 발자국 더 도약할 수 있어요. SKTCH스케치 플랫폼은 그 발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SKTCH스케치’라는 도화지 위에서 앞으로 어떤 협업의 선들이 이어지고, 어떤 그림이 탄생할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