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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을 막는 AI
vs
보이스피싱에 쓰이는 AI
2026.01.29
2023년, 부산에 사는 60대 여성은 딸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울먹이는 딸의 목소리는 다급했습니다. 친구 보증을 섰다가 잡혀 왔다고요. 어머니는 의심 없이 2천만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진짜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어머니가 들은 목소리는 AI가 복제한 가짜였습니다.

AI 보이스피싱의 위협은 이미 우리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나노바나나 생성)
📈 급증하는 AI 보이스피싱
UC 버클리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AI 생성 음성을 구별해내는 정확도는 약 60%에 불과합니다. 무작위로 동전을 던져 맞추는 확률이 50%니, 우리의 귀는 거의 무방비 상태인 셈이죠.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1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했습니다.
AI 목소리가 자칫 위협적인 무기가 되고, 이를 막아내는 것도 AI가 된 시대. 창과 방패의 전쟁이 우리 일상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 AI는 어떻게 사기꾼의 무기가 되었나
2020년만 해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복제하려면 수십 분 분량의 음성 샘플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무섭게 진화했습니다. 2025년 현재, AI는 단 3초에서 10초 정도의 음성만 있으면 그 사람의 말투, 억양, 감정까지 그럴듯하게 복제해냅니다. SNS에 올린 짧은 영상, 유튜브 댓글 읽기, 심지어 음성 메시지 하나면 충분한 거죠.

음성에서 신원까지, AI는 단 몇 초 만에 누군가를 복제한다. (나노바나나 생성)
범죄자들은 이 기술을 빠르게 악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홍콩에서는 AI로 복제한 CFO 목소리를 활용한 화상회의에서 2,560만 달러가 송금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수법으로 기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족 납치 사칭, 금융기관 직원 사칭 등 수법도 날로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더 우려되는 건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크웹에서는 50달러 정도면 음성 복제 툴을 구할 수 있고, 일부 상용 AI 서비스들도 악용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단체 ITRC(Identity Theft Resource Center)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칭 사기는 전년 대비 148% 급증했고, AI가 이런 사기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 SKT가 세운 ‘보이지 않는 방패’
그렇다면 우리는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다행히, AI를 막는 것도 AI입니다. SK텔레콤은 2025년 한 해 동안 각종 통신 사기 시도 약 11억 건을 선제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음성 스팸·보이스피싱 통화 2억 5천만 건(전년 대비 119% 증가), 스팸 문자 8억 5천만 건(전년 대비 22% 증가)을 막아낸 거죠.

의심스러운 통화엔 즉시 경고, AI가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나노바나나 생성)
어떻게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요? 바로 SKT가 구축한 AI 기반 다층 방어 체계 덕인데요.
📡 통화패턴 분석 AI | 새 번호도 미리 잡는다
SKT는 2025년 ‘통화패턴 분석 기반 AI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유관 기관에 아직 신고되지 않은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도 사전에 탐지해 차단합니다. 범죄자들이 새 번호로 갈아타도, AI가 통화 패턴의 이상 징후를 포착해 선제 대응하는 거죠.
🚨 스캠뱅가드 | 사기 패턴을 학습한 파수꾼
SKT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금융사기 탐지 기술입니다. 금융기관 사칭, 지인 사칭 등 보이스피싱의 다양한 패턴을 학습해, 의심스러운 통화나 문자를 감지하면 사용자에게 경고 알람을 보냅니다. 이 기술은 SKT PASS 스팸 필터링의 ‘미끼문자 알림 서비스’와 에이닷 전화의 ‘AI 안심차단’ 기능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 에이닷 전화 | 실시간으로 위험을 알려주는 AI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에이닷 전화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입니다. 통화 중에도 AI가 대화 내용을 분석해, 위험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화면에 경고 팝업을 띄웁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안전 계좌로 송금해주세요”라고 말하면, AI가 이를 포착해 빨간색 경고창을 띄우는 식이죠. 위험 수준에 따라 ‘의심’과 ‘위험’ 두 단계로 구분된 알림이 팝업, 알림음, 진동으로 표시됩니다.
통화가 끝나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된 통화에 ‘피싱 탐지’ 라벨이 붙고, 같은 번호로 다시 전화가 오면 경고 정보가 함께 표시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든 분석이 스마트폰 내에서 처리되어 통화 내용이 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동시에 챙긴 설계죠.
✊2026년, 더 강력해지는 방패
SKT는 올해 모든 스팸·피싱 차단 과정에 AI를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AI를 기반으로 자동 탐지 → 수집 → 분석 → 차단 → 피해 사전 예방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 창과 방패의 끝없는 전쟁

AI를 막는 것도 결국 AI, 다층 방어 체계가 위협을 차단한다. (나노바나나 생성)
하지만 범죄자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AI 탐지를 우회하는 화법을 연구하고, 감정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음성 합성 기술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딥페이크 영상 통화로 속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죠.
이에 맞서 SKT의 대응도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새로운 사기 수법이 발견되면 당일 AI 학습에 반영합니다. 경찰청, 금융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불법 통신 사기 수법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적·제도적 대응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불법 스팸 근절에 적극 앞장서겠다.”
손영규 SKT 보안거버넌스 실장
📱 AI 시대, 통신사의 새로운 책임
과거 통신의 역할은 ‘연결’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 하지만 AI 시대, 그 역할은 ‘연결과 보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보이스가 더이상 내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 세상. 통신 인프라가 범죄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는 세상. 이런 시대에 통신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파이프가 아니라, 그 파이프를 안전하게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AI 시대의 새로운 위협에 맞서, 더 강력한 방패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죠.
앞으로 창과 방패의 전쟁은 계속되겠지만, 꼭 기억해주세요. ‘책임지는 기술’이라는 방패가 항상 함께 있다는 것을요.